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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영화 감상문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1986)>

by 꼬부기가우는소리 2020.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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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 영화 하나를 보았지.

<판타스틱 4 (2015)>.

오랜만에 영화를 보기에 설레설레 했었지.

하지만 재미가 없었지.

실망했지.

 

그래서 오늘은! 재미있을 것이라 보장되어 있는!

지브리 영화를 보기로 다짐했다!

 

어떤 영화가 좋을까 고민하다 매번 유명한 짤로만 보고 제대로 본 적은 없었던 <천공의 성 라퓨타>를 보기로 결정했다.

무려 1986년에 개봉된 오래된 영화.

 

 

 

[출처] 다음영화 - 천공의 성 라퓨타

 

 

원래 한국에서 공개된 포스터는 아래의 포스터인 것 같지만... 

(저건 너무 옛날 영화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나는 파스텔 느낌이 나는 위의 포스터가 더 좋으니까 저걸 이 포스팅의 대표 이미지로 설정했지.

저 장면 좋긴 했지만... 저렇게 보니까 별로야...

 

 

[출처] 다음영화 - 천공의 성 라퓨타

 

 

자, 영화를 시작하자마자 보인 것은 바로바로 그 유명한 시타가 떨어지는 장면이다.

첫 장면부터 임팩트가 강렬하다.

천사처럼 성스러운 분위기를 보이며 떨어지는 시타!

 

 

[출처] 다음영화 - 천공의 성 라퓨타

 

 

이 영화는 자세한 설명 없이 남자 주인공 파즈가 시타를 만나 시타의 목걸이를 노리는 이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말 설명 없이 시타가 떨어지게 된 것도 그저 해적들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하려다 그랬다는 게 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으며 오히려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지브리의 놀라운 스토리텔링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전의 어떤 영화와는 다르게 말이지)

 

 

[출처] 넷플릭스 - 천공의 성 라퓨타

 

 

중간중간 이렇게 아저씨들의 귀여운 다툼도 나온다.

이 때는 이 아저씨들이 그래 귀여울 줄은 몰랐지.

 

주인공인 파즈는 쫓기는 시타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덤비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시타 역시 파즈에게 굉장히 의지하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겨우 잠깐 본 사이인데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무엇일까.

겨우 잠깐 본 사이인데 그렇게까지 의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 두 사람의 동질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파즈는 분명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고 있으며 어엿한 직장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을과는 조금 동떨어진 곳에서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또한, 영화의 첫 시작 장면에서도 파즈는 시타를 받고 이걸 '대장님'이라고 부르는 이에게 말하려고 하지만 대장님은 너무 바빠서 파즈의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었다.

일이 끝난 이후에도 지친 탓에 들어줄 생각을 하지 못했고.

여러모로 파즈는 외로움을 탈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그러던 중 자신과 동일한 처지인 시타를 만나게 되었고 나이도 비슷하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주게 된 것이 아닐까.

실제로 작중에는 아래와 같이 파즈가 "우린 둘 다 고아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출처] 넷플릭스 - 천공의 성 라퓨타

 

 

그리하여 서로 도와주고 도망치지만 둘 다 어린아이 일 뿐이라.

자금력 빵빵하고 권력도 빵빵한 어른들을 이길 수 없다.

결국 둘은 잡히고 시타는 파즈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한다.

 

 

[출처] 넷플릭스 - 천공의 성 라퓨타

 

겨우 돈 몇 푼에 자신이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파즈.

어휴... 어린 나이에 벌써 저런 감정을 알다니. 저 표정을 봐. 우리 똘망한 파즈 어디 갔어...ㅜㅜ

 

 

[출처] 넷플리스 - 천공의 성 라퓨타

 

그렇다고 걱정해주시는 아주머니에게 말없이 그러면 안되지.

그리고 결국 해적한테 잡히고 말았다고 한다.

그래. 어디 갔나 했다.

 

 

[출처] 넷플릭스 - 천공의 성 라퓨타

 

입담이 거침없는 할머니.

파즈는 시타가 그렇게 하랬다고 반박해보지만 팩트 폭행만 당해버리고 만다.

 

 

[출처] 넷플릭스 - 천공의 성 라퓨타

 

이전까지만 해도 악당인 줄 알았는데 이 시점을 기준으로 오, 싶었다.

설마 이 해적들이 조력자로?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파즈를 도와주기 시작한다.

 

 

[출처] 넷플릭스 - 천공의 성 라퓨타

 

 

워후 할머니 멋있어요.

 

 

[출처] 넷플릭스 - 천공의 성 라퓨타

 

솔직히 이 장면 너무 이쁘면서도 슬펐다.

로봇 친구의 저 아련한 손 봐봐ㅜㅜ

혹시 시타 떨어질까 봐 받쳐주려는 거니ㅜㅜ

하지 말래서 안 하는데 걱정도 해줘ㅜㅜ

 

결국 파즈는 할머니와 함께 시타를 무사히 구출해내고 할머니를 비롯한 해적들은 이 두 사람을 챙겨주게 되었다.

자신들은 비싼 비행석이라고는 하지만 챙겨주고 태워주고 먹여주고 데려다주고 아주 그냥 투덜거리면서도 다 해줘.

 

 

[출처] 다음영화 - 천공의 성 라퓨타

 

 

영화 보면서 감초 역할처럼 나오던 이 아저씨들 너무 귀엽다.

의견 피력 하나도 못하고 시타 예쁘다고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그런 모습이 하찮게 귀엽다.

빨간 두건도 매력 포인트다.

누가 저 의상 디자인했어. 매우 칭찬해.

 

여하튼 여차저차 둘만의 진지한 대화도 좀 나누고 위기 좀 겪고 무사히 라퓨타 도착!

 

 

[출처] 다음영화 - 천공의 성 라퓨타

 

워후. 정말이지. 누가 봐도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초록 초록한 느낌이 물씬 난다.

지브리는 그 특유의 몽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장면을 잘 그리는 것 같다.

2020년인 지금 봐도 색상이 촌스럽다거나 디자인이 유치하다는 느낌이 없다.

이러니 돈을 많이 벌 수밖에 없지.

너무 이쁘지만... 난 고소공포증이 심하므로 패스.

 

 

[출처] 다음영화 - 천공의 성 라퓨타

 

어린 꼬맹이들이 그저 지쳐서 누워있는 것뿐인데... 왜 괜히 내가 애틋하지.

색감도 그렇고 캐릭터들의 표정도 그렇고 어찌 이렇게 이쁜지.

무려 30년도 된 영화인데 촌스러운 느낌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지브리의 위대함을 느낀다.

이러니 돈을 많이 벌 수밖에 없지 222.

 

 

[출처] 다음영화 - 천공의 성 라퓨타

 

무덤 앞에서 만난 로봇이 꽃을 주는 장면인데...

아니 으헝헝헝헝...

로봇아 으헝헝허허허허어엉...

난 처음부터 네 편이어써...

 

이 이후로 뭐 이런저런 시련이 있고 파즈와 시타는 잘 해결되고 모두가 해피엔딩.

2시간짜리의 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보았다.

 

 

매번 지브리의 영화에는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까지.

내가 봤던 모든 지브리 영화에는 작게나마 들어있었으며 이번 영화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 라퓨타 멸망의 주문 이후 인간의 욕망, 욕심과 관련이 있던 고대의 문명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는데 환경을 보전한 라퓨타는 살아났으니까.

 

 

[출처] 다음영화 - 천공의 성 라퓨타

 

또 의외였던 것은 해적단의 선장이 이 할머니였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에서야 여성 인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느껴진다지만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저런 느낌이 없지 않았나 싶은데.

여자 주인공 시타도 가만히 보호받는 느낌이 아니었으며 능동적으로 자신이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는 점이 새로웠다.

디즈니만 하더라도 최근에서야 바뀌었지 이 시대 때의 여자 주인공들은 모두 수동적이지 않은가.

 

비슷하게 느꼈던 것은 <모노노케 히메> 때.

그때 역시 남자 주인공이 간 마을에서의 통솔자, 권력자는 모두 여자였다.

남자는 오히려 짐꾼으로 박한 취급을 받고 있었지.

지브리 영화는 첫 번째 영화부터 여성에 대한 지분율이 높은 편이었구나를 느꼈다.

 

아, 지브리 첫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악당이 무조건적으로 악당으로 남아있지 않다는 점도 놀라웠다.

시작할 때는 분명 시타를 쫓는 못된 악당이었는데 끝날 때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악동 같은 느낌으로 남았으니.

 

이런 면들 때문일까.

보통 옛날 애니메이션을 보면 뭔가 불편하거나 어색한 점들이 있기 마련인데 지브리 영화들은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겠지.

다음에는 또 어떤 지브리 영화를 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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